남명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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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전(略傳)



정유명(鄭惟明, 1539∼1596)의 자는 극윤(克允)이고 호는 역양(陽)이며, 본관은 초계(草溪)로 안음(安陰)에 거주하였다. 그는 1539년(중종 34년)에 아버지 증좌승지(贈左承旨) 숙(淑)과 진주 정씨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그의 세계는 다음과 같다.





급문 : 정유명은 어릴 때부터 놀기보다는 독서하기를 좋아했으며, 자라서는 갈천(葛川, 林薰)선생을 찾아가 스승으로 모시고 글을 배웠다.
정온(鄭蘊)의 「행장」에 의하면, ‘[정유명]은 점점 자라서 갈천선생의 문하에서 수업하여, 드디어 그 도(道)를 얻어 문인의 영수(領袖)가 되었다’고 기록하여 갈천선생의 고족임을 밝히고 있다.
수학 및 교육 : 정유명은 사서를 기본으로 『심경』, 『근사록』, 『성리대전』 등의 책을 항상 가까이 하면서 이를 숙독하였다. 당시 갈천선생의 명망을 듣고 찾아오는 선비들은 먼저 그에게 가서 의문나는 점을 물어보고 다시 갈천선생에게 질문을 하였다(「行狀」)고 한다. 그는 글을 짓는 데도 소질이 있었는데, 갈천선생도 ‘정모의 문장은 내가 미칠 바가 아니’라고 하여 그의 문장을 칭찬하기도 하였다.
과거 및 벼슬 : 정유명은 35세(1573년)에 진사시(식년 진사 3등)에 합격하였으나, 홀로 된 모친이 늙어 병중에 있자, 성균관에 입학하지 않고 오직 어머니 봉양에 힘을 기울여 모시는 데 정성을 다하였다. 조석으로 어머니를 간호함에 몸이 피곤하다고 하여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집안이 가난하여도 어머니께 올릴 음식만은 맛있는 것을 준비하여 정성을 다해 드시게 하였다고 한다.
41세(1579년)에 모친이 세상을 떠나자 부친의 장례 때와 같이 정성을 다해 치루었다. 그의 효행을 직접 본 마을 사람들은 현감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현감은 감사에게 보고하여 조정에까지 들리게 하였다.
이후 1595년(선조 28년) 조정에서는 초야의 어진 선비를 선발하는데, 효도와 우애가 남다른 정유명은 조정에서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 선발되지 못했다. 이를 안 당시 현감 곽준(郭䞭)이 그의 효행을 도체찰사 이원익(李元翼)에게 보고하자, 그는 글을 올려 간곡하게 사양하였다.
강학 및 교유 : 정유명이 25세(1563년)되는 해 3월에 남명선생이 남계로 와서 일두(一蠹)선생의 사당을 배알하고 여러 문생들의 강론을 들었다. 당시 문경호, 강익, 정복현, 임희무 등 이 지역 선비들과 이 자리에 참석하여 남명선생과 같이 온 하항(河沆), 하응도, 유종지, 진극경 등과 강론하였다. 이 해 겨울 부친이 세상을 떠나자 예에 따라 상을 치르는 데 한치의 어긋남이 없었다. 이를 본 마을 사람들은 그의 지극한 효성에 감복하지 않음이 없었다고 한다. 28세(1566년)에는 남명선생과 노진이 여러 문생들과 산청의 지곡사에 모였는데, 정유명도 이 자리에 참석하여 여러 날 동안 학문을 강론하였다. 동년에 이정(李楨), 김우옹, 노진, 강익, 정구(鄭逑), 조종도, 이광우 등과 더불어 남명선생을 모시고 단속사(斷俗寺)에서 산천재(山天齋)로 모였다(『竹閣集』; 『灆溪集』).
의병활동 : 1592년(선조 25년)에 왜란이 일어나자 정유명은 임금이 서울을 떠나 서쪽으로 간다는 소식을 듣고, 울분을 감추지 못하고 마을 사람들과 의병을 일으켜 의병장 김면을 도와 왜적을 무찌르는 데 공을 세웠다.
그는 의병대장 김면의 막하에서 창의하였고, 안음(安陰) 기병유사로 활약하였다.
향사 : 정유명은 1596년(선조 29년)에 58세의 일기를 마치고 세상을 떠나자 마을 사람들은 흰옷을 입고 그의 죽음을 애도하였다. 그후 1633년(인조 11년) 역천향사에 제향되었으며, 가선대부 이조참판에 증직되었다.

□ 참고자료

李光友, 『竹閣集』 2권 1책.
林希茂, 『灆溪集』 2권 1책.
鄭 蘊, 『桐溪集』 4권 4책.
『民族文化大百科辭典』 15.
郭敬烈, 「壬辰嶺南忠義錄」, 『壬辰嶺南義兵史』, 壬亂胡國嶺南忠義壇保存會, 200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