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冥淵源 私淑人物考9

설계(雪溪) 문려(文勵)

史 載 明
(경상대 강사)

문려(文勵, 1553∼1605)의 자는 자선(子善)이고, 호는 설계(雪溪)이며, 본관은 남평(南平)으로 합천에 거주하였다. 그는 1553년 명종 8년 5월 초8일 계축 자시에 합천 천곡(泉谷) 수옥동(漱玉洞)에서 옥동(玉洞) 문익성(文益成, 1526∼1584, 남명문인)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고, 그의 가계는 다음과 같다.

※『玉洞集』, 「世系」참고.

그에 관한 자료는『雪溪先生文集』 4권 2책(「南冥學關係資料」,『南冥學硏究』創刊號, 1991, No. 743∼744)이 남아 있고, 그 중에는 박이장, 정구, 곽재우, 하혼, 이승, 김우옹 등에 관련된 글이 남아 있다.

朴而章 -『雪溪先生文集』, 卷1, 五言律, 「贈朴參判(而章)」(2); 仝書, 卷1, 七言絶句,「贈朴參判」.
鄭   逑 -『雪溪先生文集』, 卷1, 五言律,「謹呈鄭寒岡出宰通川時」(2).
郭再祐 -『雪溪先生文集』, 卷1, 七言絶句,「火旺城贈郭忘憂堂」(2),「聞忘憂堂解兵」.
河   渾 -『雪溪先生文集』, 卷1, 七言絶句, 次河性源韻」(3);『雪溪先生文集』, 卷3, 書,「附河暮軒書」.
李   承 -『雪溪先生文集』, 卷2, 五七言挽詩,「挽李晴暉堂(承)」(4).
金宇옹-『雪溪先生文集』, 卷3, 書,「附金東岡書」.

그는 6세 때(1558년, 무오)『효경』을 배웠고(『玉洞集』,「年譜」33歲條), 7세 때(1559년, 기미)까지 가정에서 수업하였으며 학업에 크게 성취하는 기대가 있었다. 8세 때(1560년, 경신)『소학』을 공부하고 효제의 도를 배웠고, 9세 때(1561년, 신유) 9월에 아버지 문익성이 문과(2등)에 올랐으며, 그도 역시 널리 경전을 섭렵하여 스스로 기약하였다(「雪溪集』, 卷4, 附錄,「行狀」).

12세 때(1564년, 갑자) 부친 문익성이 승문원정자(承文院正字)를 제수받고 옥동정사(玉洞精舍)로 돌아왔고, 맏형 협(協, 字 子和, 號 竹窩)과 더불어 옥동정사에서 강습하였다. 14세 때(1566년, 병인) 부친이 홍원현감(洪原縣監)을 제수받았고, 10월에 문과중시(文科重試; 병과 1등)에 합격하여, 성균관 전적 겸 서학교수(成均館典籍兼西學敎授)에 올랐으며, 11월에 홍원으로 부친을 따라갔다. 15세 때(1567년, 정묘) 부친으로부터 대학을 배우고 잠심완미(潛心玩味)하였다. 16세 때(1568년, 무진) 4월에 부친의 명으로 남명선생을 배알하고『중용』의 지인용(智仁勇)을 배웠고, 17세 때(1569년, 기사) 2월에 부친의 명으로 퇴계선생을 배알하고 수신, 제가, 치국의 도를 배웠다. 18세 때(1570년, 경오) 정월에 여산(礪山) 송씨를 부인으로 맞이하였고(副尉億祥之女 掌令好義之孫), 여름에 시 300편을 외우고 주남(周南), 소남(召南), 정가(正家)의 도를 배웠다. 12월에 퇴계선생의 부음을 듣고 위패에 곡하였다. 19세 때(1571년, 신미) 봄에『사기』,『백가』등의 책을 읽고 요해(曉解)하지 못함이 없었고 사화(詞華)에 통달하였다. 겨울에 우하상주(虞夏商周)의 글을 읽었고, 이제삼왕(二帝三王)의 천하를 다스리는 도를 강론하였다. 20세 때(1572년, 임신) 2월에 남명선생의 부음을 듣고 부친의 명을 따라 곡(哭)하였다.

21세 때(1573년, 계유) 12월에 한강정사(寒岡精舍)로 정구를 배알하러 가서 학문하는 방법에 대해 공부하였고, 22세 때(1574년, 갑술) 7월에 덕계 오건의 부음을 듣고 위패에 곡하였으며, 김우옹에게 가서 나아가는 도리의 요체(進道之要)에 대해 배웠다. 23세 때(1575년, 을해) 2월에 부친의 임소인 양양부(襄陽府)의 한계(寒溪)에서 아우 할(�)과 함께 유람하면서 시를 읊었다. 24세 때(1576년, 병자) 4월에 부친을 따라 정덕혼(鄭德渾, 號 琴月軒) 및 아우 할과 더불어 금강산을 유람한 제영(題詠)이 있으며, 겨울에 강업(講業)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25세 때(1577년, 정축) 여름에 고을의 여러 벗들과 함께 옥동정사에서 모임을 가졌다. 26세 때(1578년, 무인) 10월에 아들 홍달(弘達)이 수업하였고, 11월에 종제(從弟)의 상(喪)에 곡하였다. 27세 때(1579년, 기묘) 가을에 아우 할이 사마시(司馬試)에 합격하였고, 겨울에 부친의 명으로 김우옹과 정구를 배알하러 갔다. 28세 때(1580년, 경진) 봄에 형제들과 더불어 부친을 따라 나주(羅州)로 갔고, 여름에 주내(州內) 명사(名士)와 더불어 예의(禮儀)를 강습하였다. 29세 때(1581년, 신사) 봄에 부친을 따라 와룡강정(臥龍江亭)에서 유영(遊詠)하였고, 가을에 하항(河沆)을 와룡정(臥龍亭)에서 배알하였으며, 9월에 백부 문익형(號 梅竹窩)이 세상을 떠났다. 30세 때(1582년, 임오) 4월에 성주(星州) 남지사촌(南志士村)으로 이사하였고, 8월에 선생이 향해(鄕解)에 참석하였으며, 도산서원에 배알하였다.

31세 때(1583년, 계미) 봄에 김우굉(金宇宏)과 김성일(金誠一)을 배알하였고, 유성룡(柳成龍)을 배알하여 치민(治民)의 요체를 배웠다. 32세 때(1584년, 갑신) 2월에 설정(雪亭)을 만들고, 향해(鄕解)에 참가하였으며, 9월에 어머니를 모시고 부친의 임소(任所: 肅川)에 이르렀다. 큰형 협(協, 號 竹窩)과 아우 할(�)도 숙천에 있었고, 11월 초 10일에 부친이 세상을 떠났다. 34세 때(1586년, 병술) 2월에 누이동생이 세상을 떠났고, 11월 25일 모친이 별세하였다. 38세 때(1590년, 경인) 4월에 승문원 저작을 제수받았고, 5월에 서울에 머무르면서 이항복(李恒福)을 배알하였다. 39세 때(1591년, 신묘) 승문원박사를 제수받았고, 8월에 이덕형(李德馨)을 배알하였으며, 9월에 고향으로 돌아와 겨울에 사창(社倉)으로 정구(鄭逑)를 배알하였다. 40세 때(1592년,임진) 밀양교수로 재임할 적에 열읍(列邑)의 생도들이 와서 배웠고, 4월에 왜구가 들어와 열성(列城)을 함락시키자, 제생들을 불러 피난시켰다.

41세 때(1593년, 계사) 5월에 종형 진사공의 상에 곡하였다. 42세 때(1594년, 갑오) 봄에 성균관 직강과 성균관 학유를 제수받았고, 정경세(鄭經世)를 배알하였으며, 하혼(河渾)의 글을 보았다. 43세 때(1595년, 을미) 2월에 부인 송씨가 세상을 떠났고, 3월에 군자감직장을 배하였다. 44세 때(1696년, 병신) 10월에 성균관박사를 배하였고, 12월에 계림(鷄林) 김씨를 부인으로 맞이하였다. 45세 때(1597년, 정유) 8월에 절영도(絶影島)에 왜적선 600여 척이 재침하자, 그는 동지들과 정병(精兵) 100여 명으로 화왕성(火旺城)으로 갔다. 유운룡(柳雲龍)과 정경세(鄭經世)를 만나 시사(時事)를 담론(談論하였고, 곽재우(郭再祐)와 함께 산성을 지켰으며, 문경(聞慶)현감을 제수받았다. 그는 곽준(郭�)과 조종도(趙宗道)가 순절하자 위패에 곡하였다. 그는 남명문인 곽재우에게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 보내기도 하였다.

46세 때(1598년, 무술) 문경에 거처하면서 8월에 도산서원을 배알하였다. 47세 때(1599년, 기해) 문경에 머물러 있었고, 왜적(倭賊)이 비로소 평정되었다. 48세 때(1600년, 경자) 정월에 성균관전적을 배하였고, 4월에 세자시강원문학으로 이배(移拜)되었으며, 5월에 사간원헌납을 배하였다. 하혼(河渾)이 해산(海山)을 유람하고, 창원(昌原)에 이르러 그[文勵]에게 창수(唱酬)하였다 (『暮軒先生文集』,「年譜」53歲條;『暮軒先生文集』, 卷1, 詩, 七言絶句,「贈雪溪文子善西行」). 49세 때(1601년, 신축) 5월에 창원도호부판관에 제수되어 6월에 임소에 도착하였고, 9월에 창원 사민(士民)과 더불어 월영대(月影臺)에 모여 담화하였으며, 안접판서(安接伴書)에 답하였다. 10월에 선묘(先墓)에 전배(展拜)하였고, 덕산서원을 배알하였다.

50세 때(1602년, 임인) 정인홍이 산림(山林)의 기대를 한 몸에 지고 만나기 어려운 특은(特恩)을 입었으나, 겨우 도성에 들어와 아직 이렇다 할 면모를 보여주기도 전에 이귀(李貴)가 감정을 품고, 혼단을 일으키자(『宣祖實錄』, 卷148, 35년 3월 29일 신묘), 그는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피혐하였다.

이에 대하여 홍문관(奇自獻, 柳夢寅, 具義剛)이 집의 문여는 이귀가 근거없는 말을 날조하여 정인홍을 무함하였고, 정혹은 또 업신여기고 조롱하는 말을 꾸며 천청을 번독시켰는데 전후로 양사(兩司)에 몸담고 있는 이들이 한 마디 말도 없이 가만히 있었으니, 암암리에 옹호한 정상이 없지 않다는 이유로, 대사간 성이문(成以文), 사간 조정립(趙正立), 헌납 최충원(崔忠元)은 '이귀와 정혹을 논핵하지 않았다고 문여가 현저하게 배척했다.'는 것으로, 장령 이구징(李久澄), 지평 강주·목장흠(睦長欽)은 '문여가 현저하게 배척했다.'는 것으로, 장령은 '문여가 암암리에 옹호했다고 공공연하게 배척했다.'는 것으로, 모두 인혐(引嫌)하고 물러갔다(『宣祖實錄』, 卷148, 35년 3월 29일 신묘)고 하였다.

한편, 정인홍과 양홍주와의 관계에 관해서는 문려 및 강인의 상소를 통해서 살펴볼 수 있는데, 문려는 사임하는 소에서,

라고 하여 절박하고 간절한 마음을 통찰하여 자신을 파직시키고 언관의 지위를 중하게 하려고 하였다. 함양유생 강인(姜i, 1568∼1619, 字 克修, 號 濩蔭)은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상소하였다.

51세 때(1603년, 계묘) 3월에 입시하여 경연에 나아가『주역』의「대장괘」를 진강하였고, 박제인(朴齊仁, 1536∼1618, 字 仲思, 號 篁�)을 배알하였다. 52세 때(1604년, 갑진) 남으로 돌아와 김우옹의 영연(靈筵)에 가서 조문하였고, 정구를 배알하고 장현광과 더불어 도의(道義)에 대해 담화하였다. 53세 때(1605년, 을사)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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