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山書院復設上梁文

胡世道之否塞累興多士燕麥之悲幸公議之峻發重見新廟革之規孰主張夫往復蓋有數者存斯於惟文貞公南冥曺先生間世之傑拔俗之姿進修幷到敬義夾持神明舍一圖可見其始終問學之基千石鍾一句亦認其寤寐山嶽之思致中和之君子恐或難期亂邦家之宵小豈忍與隨亦惟隱君子松溪申先生南冥與友松堂爲師案有聖經園有靈芝天夢夢而不復何處栖遲海茫茫而莫定匪隱其宜蓋玆曺申兩先生幷享之院新山乃其院額崇道亦其尊祠敬義兩齋分東西而爲室祗肅正義立左右而爲楣恢周旋以擴焉曰喚醒與有爲若夫中正之堂藏書之閣進德之門之命名如玆不亦爲多士顧名思義之資耶間嘗院宇之見撤實無奈夫運衰幸彼蒼兮悔禍闢荒穢於舊陂衿紳有若增氣山海有若琉璃爲助修梁之擧强作六偉之詞兒郞偉抛梁東依舊晴空瑞色瓏人世如何多變態彼蒼日月古今同兒郞偉抛梁南頭流山氣足靑嵐誰知當日先生樂不見門前德二三兒郞偉抛梁西金官舊國雨風凄世間悠久曾何物將相侯王不足提兒郞偉抛梁北有山何峻有泉湜浮雲富貴且休誇萬古光華惟道德兒郞偉抛梁上風靜雲消玉字朗夫子胸中無點塵笑臨下界閑來往兒郞偉抛梁下軒外長江流不舍萬折必東君細看濫觴一派如斯也伏願上梁之後地益旺而天益佑多士勉夫禮與詩苟若是其無怠又何患乎不裨

檀紀四三三一年民國之再戊寅流火節後學順天金喆熙謹撰

신산서원복설상량문

어찌하여 세상의 도덕(道德)이 막히게 되었는가? 옛 문물제도(文物制度)가 사라진 것을 많은 선비들이 슬퍼하는 마음이 여러 차례 일어나게 만들었도다.
다행히 공의(公議)가 크게 일어나서, 새 사우(祠宇)의 산뜻한 모습 다시 보게 되었다네.
운수가 가고 오는 것을 누가 주관하는지?
거기에는 대개 수(數)가 있다네.
아아! 문정공(文貞公) 남명조선생(南冥曺先生)은
간세(間世)의 호걸이요. 세속(世俗)에서 벗어난 자세였네.
학덕(學德)이 아울러 경지에 이르렀고 경의(敬義)를 함께 지니셨다네.
「신명사도(神明舍圖)」 한 편은, 시종일관한 학문의 기초를 볼 수 있고,
「청간천석종(請看千石鍾)」이라는 시구(詩句)는, 또한 자나 깨나 산악처럼 우뚝했던 생각을 알 수 있다네.
중화(中和)에 이른 군자는 혹 기대하기 어려울까 두렵지만,
나라를 어지럽히는 소인을 어찌 차마 따르랴?
또한 은군자(隱君子) 송계신선생(松溪申先生)은,
남명(南冥)과 벗하였고,
송당(松堂)을 스승으로 삼았다네.
책상 위에는 성인(聖人)의 경서(經書)가 있고,
정원에는 영지(靈芝)가 나 있었다네.
하늘은 흐릇하여 회복되지 않으니, 어느 곳에 깃들 것인가?
바다는 아득하여 안정되지 않으니, 은거(隱居)하기에 적당한 곳이 없었다네.
대개 조선생(曺先生) 신선생(申先生)을 병향(幷享)하는 이 서원은,
신산(新山)을 서원의 편액(扁額)으로 했고,
숭도(崇道)는 사우(祠宇)를 높여서 붙인 이름이라네.
동서로 나누어 방을 만들어 경재(敬齋) 의재(義齋)라고 하고,
지숙(祗肅)과 정의(正義)는 좌우로 문미(門楣)가 되었네.
터를 더 확정하여
환성재(喚醒齋)와 유위재(有爲齋)를 만들었네.
저
중정당(中正堂)
장서각(藏書閣)
진덕문(進德門)을 이렇게 명명했으니,
많은 선비들이 이름을 돌아보고
뜻을 생각할 자료가 되도록 한 것이 아니겠는가?
중간에 일찍이 서원이 훼철되었나니, 사실 운수가 쇠한 것이라 어쩔 수가 없었다네.
다행히 저푸른 하늘이 재앙을 멈추었기에, 옛 언덕 황페해진 곳에 터를 닦았네. 선비들은 기운을 더한 듯하고,
산과 바다는 유리처럼 산뜻하였네.
상량(上梁)하는 의식(儀式)을 도우기 위해,
여섯 수의 아랑위(兒郞偉)가 들어간 시를 짓는다네.

어영차! 대들보를 동쪽으로 던져 거니,
옛날과 같이 개인 하늘 서색(瑞色)이 영롱하네.
인간 세상 어찌하여 변화하는 모습이 많은지?
저 하늘의 해와 달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한가진데.

어영차! 대들보를 남쪽으로 던져 거니,
문앞의 큰 바다 쪽빛보다 더 푸르누나,
누가 알리오? 그 당시 선생의 즐거움을,
덕(德)을 두세 가지로 변하는 것 보지 못했네.

어영차! 대들보를 서쪽으로 던져 거니,
금관(金官) 옛 나라 있던 곳 비바람 우수수.
유구한 세상에 일찍이 무엇이 있었던가?
왕후장상(王侯將相)은 족히 들먹일 게 못되네.

어영차! 대들보를 북쪽으로 던져 거니,
어찌하여 산은 높고 샘은 많은가?
뜬 구름 같은 부귀 자랑하지 말게나!
만고에 빛나는 것은 오직 도덕이라네.

어영차! 대들보를 위로 던져 거니,
바람 고요하고 구름 사라져 하늘 맑도다.
선생의 가슴 속엔 한 점 티끌도 없이,
웃으며 인간세상에 내려와 한갖하게 거닐겠지.

어영차! 대들보를 아래로 던져 거니,
난간 밖의 긴 강 쉬지 않고 흐르네.
만 번 굽어도 꼭 동으로 가는 이치 자세히 보게나!
근원에서는 한 잔을 넘칠 한 줄기가 이렇게 되었으니.
엎드려 바라건데, 상량한 뒤로
땅은 더욱 왕성하고 하늘은 더욱 도와서
많은 선비들은 예(禮)와 시(詩)에 힘써소서.
만약 이렇게 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면,
하늘이 도우지 않을까를 어찌 걱정하리오.

단기 4331년 민국(民國) 수립 후 두 번째 무인(1998)년 유화절(流火節)에
후학(後學) 순천(順天) 김철희(金喆熙)는 삼가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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