辛巳年에 부치는 글
금년은 辛巳年 뱀의 해
金 棟 列
시인, 본원 이사
금년은 辛巳年
뱀의 해
징그럽게 꿈틀대는 긴 몸뚱이
독기 품은 이빨
날름거리는 두 갈래 혀
상대를 노려보는 차가운 눈매.
그는 손발 없이 기어다니며
산 동물을 독살하는
겨울내 먹지않고 땅속에 잠자다가
봄에 다시 깨어 나오고
가을이면 허물 벗고 또 숨는다.
옛 설화에
뱀은 지혜와 예언의 神
짝사랑의 化神
집을 보호하는 지킴이로
사람과 인연깊은 動物.
하지만
유혹의 사탄이란 말처럼
두 갈래 혀 놀림 때문에
아담과 이브를 타락케 한
배신자로 누명을 쓴 動物.
뱀 해를 맞아
뱀을 보고 깨쳐야 한다.
세치 혀를 놀리는 자여
지체 높은 대감들이여 !
금년엔 혀조심 몸조심하여
후환을 남기지 말아야 한다.
묵은 껍질을 깨끗이 벗고
맑은 마음, 바른 길로
앞만 보고 달려야 한다
누명을 씻어 내어
革新의 해를 이뤄야 한다.